창녕양파, 무안양파, 신안양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지리적 표시에 등록된 해당 지역의 대표농산물이다. 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에 뚜렷한 차별적 요소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소비자는 상품선택에 지리적 표시 인증시에 강조한 차별적 요소를 알지 못해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지리적 표시제도는 보성 녹차, 보르도 포도주 등과 같이 특정지역의 우수 농산물과 그 가공품에 지역명을 표시 할 수 있도록 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제도라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무역기구협정(WTO)에 규정되어 있는 제도로 원산지 국가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지리적 표시는 국제적으로도 보호받을 수 없도록 규정에 놓고 있기도 하다.
최근 지역마다 지리적 표시와 단체표장이 열심이다. 마치 지리적표시가 지역의 대표브랜드가 되는 것처럼 여기는 현실에서 과연 상품이 판매되는 유통시장에서도 지리적표시가 큰 힘을 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국토면적이 협소하여 특정지역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이 있다손 치더라도 금방 다른 지역이 이를 지역특화라는 명분으로 육성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요, 또 하나는 금새 지역을 대표하는 차별적 요소를 전문가의 조력으로 발굴(?)하여 평가기관에 제출하여 심사를 청구하면 자기 지역의 지리적 표시가 가능하기도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이를 탓할 수는 없다.
이러다 보니 유통시장에서 자기 지역과 겹치는 타 지역의 지리적 농산물을 아무리 시장지배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시장진입에 장벽이 되어 사용하지 않게 되는 현실이다. 찬성하는 입장에서 보면 특정한 지역브랜드도 마땅치 못한데 그마저 없으면 어떻게 소비자가 해당 상품의 원산지를 알고 사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필자는 지리적 표시의 원천은 1,2,3차 산업을 통한 융 복합 산업화가 가능한 품목에 대해서는 지리적 표시는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단순 1차, 2차산업 중심의 품목으로는 시장지배력과 유통환경의 특성상 그 성과가 아주 미미하다고 본다. 특히 1차 농산물의 경우 지리적 표시보다는 지역의 대표브랜드가 훨씬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쉬운데, 이는 해당 행정기관이 꾸준히 정책과 연계하거나 마케팅, 축제를 통해 브랜드 홍보를 연계시켜 지속적으로 노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지역별로 생산량이 많고, 지역 인지도가 높다고,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품이어서, 지리적 표시를 추진하고 단체표장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고 컨설팅을 진행하지만, 생산자가 느끼는 편익은 별로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부터라도 해당 지자체는 유럽의 선진국이 추진한 지리적 표시와 우리지역의 지리적 표시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